Intro

“변화는 있지만 그리 크진 않습니다. 여전히 같은 선수와 팬들이 있기 때문이죠. 모두가 각자 해오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다면 도전이 수월할 것 같네요. 저 또한 최선의 방법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할 생각입니다. - 아르네 슬롯 리버풀 취임 인터뷰”

행복했던 클롭 감독님과의 8년의 시간이 끝났다. 리버풀의 새로운 감독으로 페예노르트를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우승으로 이끌었던 아르네 슬롯 감독이 선임되었다. 클롭과 함께한 리버풀의 시간이 너무나 성공적이었기에 후임으로 빅클럽 경험이 없는 젊은 감독이 부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기대보단 걱정이 더 들었다. (클롭 이전의 암흑기를 떠올리면서) 새 감독의 첫 시즌은 챔피언스리그를 갈 수 있는 4위 안에만 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25.3월 현재) 프리미어리그 24/25 시즌 9경기를 남겨둔 지금, 리버풀은 2위 아스날과 12점차 1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우승이 ‘거의’ 확정적인 상황이다. 다른 컵대회들은 모두 탈락했지만, 리그 우승만 무사히 달성한다면 시즌 전의 기대를 아득히 뛰어넘는 성과를 내는 것이다. 팬으로서 아르네 슬롯이 어떻게 첫시즌부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지. 클롭의 리버풀과 어떤 점이 같고 또 달라졌는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보고 싶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Whoscored 데이터를 활용해서 비교해 보았다.

감독 커리어


빠르고 강력한 클롭의 리빌딩

클롭은 본인이 선수로 뛰던 마인츠에서 감독을 맡아 9시즌 동안 이끌면서 1부리그 승격과 (강등 이후) 재승격 이뤄낸 성과를 갖고 있다. 리버풀 부임전엔 무너진 명가였던 도르트문트에서 7시즌 동안 2번의 분데스리가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도르트문트에서의 9시즌간, 그리고 리버풀에서의 8년간의 리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시즌 승점 승률 득실 순위(이전시즌) 순위 변동 특이사항
08/09 도르트문트 59 44% 15/34 23 6(7) 🔺  
09/10 도르트문트 57 47% 16/34 12 5(6) 🔺  
10/11 도르트문트 75 67% 23/34 45 1(5) 🔺 리그 우승
11/12 도르트문트 81 76% 25/34 55 1(1) ⏸️ 리그 2연패, 포칼 우승
12/13 도르트문트 66 56% 19/34 39 2(1) 🔽  
13/14 도르트문트 71 65% 22/34 42 2(2) ⏸️  
14/15 도르트문트 46 38% 13/34 5 7(2) 🔽  
15/16 리버풀 60 42% 16/38 13 8(6) 🔽 중도부임 유로파 준우승
16/17 리버풀 76 57% 22/38 36 4(8) 🔺  
17/18 리버풀 75 55% 21/38 46 4(4) ⏸️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18/19 리버풀 97 79% 30/38 67 2(4) 🔺 챔피언스리그 우승
19/20 리버풀 99 84% 32/38 52 1(2) 🔺 리그 우승
20/21 리버풀 69 53% 20/38 26 3(1) 🔽  
21/22 리버풀 92 74% 28/38 68 2(3) 🔺 리그 컵, FA컵 우승
22/23 리버풀 67 50% 19/38 28 5(2) 🔽  
23/24 리버풀 82 63% 24/38 45 3(5) 🔺 리그 컵 우승

클롭은 부임 전 13위였던 도르트문트를 3시즌만에 리그 우승을 달성하는 팀으로 만들어냈다. 이는 리버풀에서도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진다. 클롭 부임 전 리버풀의 순위는 8위였고 부임 5번째 시즌에 리버풀에게 30년 만의 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겨다주었다. 클롭은 중위권 클럽을 단기간 내에 우승 도전을 하는 클럽으로 만들어내는 ‘리빌딩 스페셜리스트’ 다. 하지만 성공을 이뤄낸 주축 선수들의 전성기가 끝남에 따라서 팀 성적이 떨어지는 시기를 겪는다. 그래서 시즌별 승률의 기복이 꽤 있는 편이다.


짧지만 안정적인 슬롯

슬롯의 감독 커리어는 클롭에 비해 짧다. 알크마르에서 2시즌, 페예노르트에서 3시즌 있는 동안 1번의 에레디비시 우승과 컨퍼런스 리그 준우승 경력이 있다.

시즌 승점 승률 득실 순위(이전시즌) 순위 변동 특이사항
19/20 알크마르 56 72% 18/25 37 2(4) 🔺 코로나 단축
20/21 알크마르 71 62% 21/34 34 3(2) 🔽 불명예 경질(이적사가)
21/22 페예노르트 71 65% 22/34 42 3(5) 🔺 컨퍼런스리그 준우승
22/23 페예노르트 82 74% 25/34 51 1(3) 🔺 리그 우승
23/24 페예노르트 84 76% 26/34 66 2(1) 🔽 리그컵 우승
24/25 리버풀 70 72% 21/29 42 1(3) 🔺 리그 우승 확실 (29R 기준)

눈에 가장 띄는 것은 슬롯의 리그 승률이다. 시즌 별로 기복이 있었던 클롭과는 달리 슬롯은 꽤 일관적으로 굉장히 높은 리그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부임 시점부터 시행착오 없는 ‘일관성’ 있는 성과를 내는 감독이라고 볼 수 있다. 리빌딩 + 우승 도전에 특화된 클롭감독님의 경우와는 다르게 슬롯은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와 있는 팀을 일관성 있게 운영한 경험을 가진 감독이다. 지난 시즌 3위를 했던 리버풀로서 적합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 겠지만.) 물론 리그가 다르기에 직접적인 비교가 힘든 부분이 있다. 아르네 슬롯 이전에 네덜란드 에레디비시를 폭격했던 에릭 텐하흐의 경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넘어와서 커리어가 완전 망가졌기 때문이다. (텐하흐도 첫시즌은 나쁘지 않았다.😂)


리그 운영


클롭과 슬롯의 시즌을 비교하기 위해서 클롭 리버풀의 가장 강력했던 시기인 18/19, 현재와 동일한 스쿼드였던 23/24 시즌, 그리고 올 시즌 24/25 을 비교해보았다.

선수 운영

먼저 스쿼드 운영 측면에서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비교해 보았다. 감독에 따라 스몰 스쿼드를 운영하면서 best 11 을 많이 활용하는 감독들이 있고, 철저하게 로테이션을 가져가면서 출전시간을 관리해주는 성향의 감독도 있다.

  • 위르겐 클롭
18/19 23/24

놀라운 성적을 보였던 18/19 시즌에 더 적은 스쿼드(14명)로 리그 운영이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 이탈없이 폼을 잘 유지했다는 것이며, 윈나우 팀과 리빌딩 팀의 스쿼드 운영방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 아르네 슬롯
24/25 (~29R) 24/25 (38R 기준으로 보정)

24/25 시즌의 아르네 슬롯은 역시나 스몰스쿼드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3/24 시즌과 비교했을때 거의 동일한 스쿼드를 가지고 좀 더 명확한 주전, 비주전의 구분을 통해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빠르게 조합과 팀 컬러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18/19 클롭의 리버풀과 동일한 레귤러 멤버(14명)를 활용하면서도 주전들의 출전시간을 2000 분 대로 잘 관리해주고 있는 부분도 확인된다.

승점 관리

“꾸역승 모아 태산”

리그는 10개월 이상 치뤄지는 장기 레이스이다. 아무리 뛰어난 팀이라도 1년 365일 잘 할 수 없다. 우승을 하기 위해선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겨가며 차근차근 승점을 쌓는 것이 필수적이다.

결과적으로는 리그 우승에 실패했지만, 클롭 시절 절정의 경기력을 보였던 18/19 시즌과, 클롭 리버풀의 마지막시즌 23/24, 아르네 슬롯의 첫 시즌 24/25 의 라운드 별 승점 누계를 비교해보았다. 3시즌 모두 30라운드 전후로 70점 가까이 얻었다. 3시즌 모두 우승이 충분히 가능한 시즌이었지만, 클롭의 마지막 시즌에서는 뒷심이 떨어지면서 우승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경쟁이 치열한 PL 에서 우승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헤선 마지막 라운드까지 경기력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아르네 슬롯의 안정적인 리그 운영의 결과로 특별한 부상자나 경기력 저하 없는 현 상황 속에서 판단하기에 리버풀이 무난히 우승할 것 같다. 😄


경기 스타일


각 시즌 별로 리버풀의 패스 횟수, 슛 횟수, 점유율 등의 통계 지표를 통해서 경기 스타일을 비교해보았다.

시즌 전체 스텟 비교

24/25 시즌의 득점 및 실점은 23/24 시즌에서 조금 개선된 수준이나, 평균 승점은 거의 18/19 시즌에 육박한다. 그만큼 한 경기 내에서 득실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슬롯의 경기 운영 능력은 클롭보다 오히려 더 좋게 평가할 수 있다.

  득점 실점 평균 승점 Shots pg Shoted pg Tackles pg Intercept pg Fouls pg Offsides pg Shots OT pg Dribbles pg Fouled pg
18/19 2.34 0.58 2.55 15.1 8.1 16.1 8.3 8.3 2.0 5.9 9.4 9.1
23/24 2.26 1.08 2.16 20.8 10.9 17.8 7.7 12.2 2.6 7.3 8.7 9.9
24/25 2.38 0.93 2.41 17.0 9.7 17.4 8.1 11.6 1.4 6.3 8.3 9.3


패스 타입

“슬롯은 클롭과 또 다른 클롭사이 그 어딘가”

시즌 별로 롱패스, 숏패스, 크로스 비율을 비교하였다.

Klopp 18/19 Klopp 23/24 Slot 24/25

시즌 별로 롱패스, 숏패스, 크로스 비율을 비교해 보았다. 24/25 슬롯의 리버풀은 거의 정확히 18/19 의 리버풀과 23/24 의 리버풀의 중간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Slot 은 본인의 인터뷰 대로 클롭의 경기 스타일에서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 선수들은 비슷한 경기 플랜 속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슈팅 타입

시즌 별로 슈팅으로 이어진 공격 전개 방식을 비교해보면, 슬롯과 클롭의 눈에 보이는 차이점을 (드디어?)발견 할 수 있다. Slot 은 상대적으로 역습 비중이 꽤 높게 나타난다. 실제 경기를 보면 클롭은 높은 지역에서 전방압박을 통한 볼탈취 및 소유권 획득을 노리지만, 슬롯은 1차 압박 이후에는 라인을 내려 본인 진영에서 수비를 한다. 거의 매경기를 빼놓지 않고 본 팬의 입장에서 이러한 변화는 역습의 비중을 높이고 작년 보다 훨씬 개선된 어웨이 경기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 같다.

Klopp 18/19 Klopp 23/24 Slot 24/25


선수들의 퍼포먼스


주요 선수들의 스텟 비교

슬롯은 작년 시즌의 스쿼드를 변화없이 거의 그대로 이어받았다. 임대자원들을 정리하고 로테이션 멤버로 뛸 수 있는(실제는 거의 활용 안한) 키에사 정도를 영입한게 스쿼드 변화의 전부였다. 같은 스쿼드지만 어떤 선수들은 성장하고, 어떤 선수들은 노쇠화 되고, 또 어떤 선수들은 역할변화를 통해서 새로운 선수로 탈바꿈하게 된다. 몇몇 주요 선수들의 스텟 비교를 통해 해당 선수들의 플레이가 23/24 - 24/25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인해보았다.

모하메드 살라

“그저 King 👑”

이번 시즌 모하메드 살라는 그냥 👑 임. 이미 득점왕, 도움왕, PFA 올해의 선수는 따놨고 앙리의 20, 20 을 넘어서 PL 최초 30, 20 에 도전중이다. 매 시즌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지만,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역대 퍼포먼스에 꼽힐 정도의 원맨캐리를 해내고 있다. 특히 저번 시즌에 비해서 드리블 돌파 지표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는 데, 이는 작년과 달리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로 인한 공백과 피로 누적이 없어진 부분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슬롯의 공격 방식에서 역습의 비중이 늘어났고, 이는 빠른 속도와 반박자 빠른 패스, 슈팅의 강점을 가진 살라의 장점을 매우 극대화 할 수 있는 전술적 환경이 마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항목 2324 2425 (~29R) Diff 변화
Apps 28(4) 28 - -
Mins 2536 2485 - -
Goals 18 25 - -
Assists 10 17 - -
Rating 7.24 7.89 0.65 🔺
KeyP 2.1 2.3 0.20 🔺
AvgP 29.2 30.1 0.90 🔺
PS% 75.7 73.7 -2.00 🔽
Crosses 0.3 0.5 0.20 🔺
ThrB 0.3 0.2 -0.10 🔽
SpG 3.6 3.6 0.00 ⏸️
AerialsWon 0.2 0.3 0.10 🔺
Dribble 0.8 1.8 1.00 🔺
Fouled 0.8 1.2 0.40 🔺
GoalP 0.64 0.91 0.27 🔺
AssistsP 0.35 0.62 0.27 🔺


알렉산더 아놀드

“꼭 그렇게 레알가야만… 속이 후렸했냐? 아쉽지만 잘가라…“

올해를 마지막으로 FA가 되어 레알 마드리드로 떠날 것이 확실해 보이는 아놀드의 스텟이다. 태클과 블로킹 지표에서 조금 개선이 있었지만, 빌드업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특히 경기당 패스 횟수가 꽤 줄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리버풀 경기내에서 빌드업에서 아놀드가 가진 지분은 매우 크다. 팬으로서 다음 시즌이 좀 많이 걱정되긴 하지만 작년보다 그 영향력이 조금이나마 줄어든 부분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항목 2324 2425(~29R) Diff 변화
Apps 25(3) 25(2) - -
Mins 2161 2069 - -
Goals 3 2 - -
Assists 4 6 - -
Rating 7.12 7.12 0.00 ⏸️
KeyP 2.3 1.8 -0.50 🔽
AvgP 60.2 50.9 -9.30 🔽
PS% 79.6 77.5 -2.10 🔽
Crosses 2.0 1.3 -0.70 🔽
ThrB 0.3 0.2 -0.10 🔽
AerialsWon 0.3 0.1 -0.20 🔽
Tackles 1.4 2.4 1.00 🔺
Inter 1.1 1.0 -0.10 🔽
Fouls 0.3 0.3 0.00 ⏸️
Clear 1.5 1.6 0.10 🔺
Blocks 0.1 0.3 0.20 🔺
GoalP 0.12 0.09 -0.03 🔽
AssistsP 0.17 0.26 0.09 🔺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올해의 히트 상품”

이번 시즌 슬롯의 히트 상품 라이언 흐라벤베르흐이다. 클롭의 마지막 시즌에서는 로테이션 멤버로 나와 주로 2선 미드필더로 기용되었었는 데, 이번 시즌 3선으로 자리를 바꾸면서 리그 베스트 급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스텟만 봐도 수비, 패스 지표들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경기당 패스 횟수가 30회 이상 늘어났고, 패스 성공률도 거의 90% 에 육박함으로서 슬롯의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측면에 의존적이었던 클롭 리버풀의 빌드업 체계에 중앙이라는 새로운 옵션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항목 2324 2425(~29R) Diff 변화
Apps 12(14) 28   -
Mins 1122 2397   -
Goals 1 0   -
Assists 0 2   -
Rating 6.49 7.05 0.56 🔺
Inter 0.5 1.8 1.30 🔺
PS% 83.4 89.1 5.70 🔺
KeyP 0.6 0.8 0.20 🔺
AerialsWon 0.4 0.6 0.20 🔺
SpG 0.9 0.5 -0.40 🔽
Clear 0.4 1.6 1.20 🔺
Blocks 0.1 0.3 0.20 🔺
Fouls 0.8 1.3 0.50 🔺
AvgP 19.0 51.1 32.10 🔺
Fouled 0.6 1.4 0.80 🔺
Dribble 0.9 0.9 0.00 ⏸️
Tackles 1.0 1.8 0.80 🔺


Wrap Up

“내가 괜한 걱정을..”

내 20대의 삶 내내 큰 행복을 주었던 클롭 감독님이 팀을 떠나셨다. 😭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 있던 시절부터 리버풀을 응원했던 콥으로서 리버풀의 암흑기(리중딱으로 놀림받던 시절)의 기억이 있기 때문에, 기대보단 걱정이 훨씬 컸다. 솔직하게 이전 같은 성공을 바라지도 않았고, 챔스 티켓 경쟁권만 유지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최근 몇 년간 이루었던 성과들에 비해 투자비용이 적어서 솔직하게 팀의 야망이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벨링엄을 놓치고 사비 알론소를 못 데려왔을 때 특히…)

하지만, 이번 시즌 슬롯 감독의 성과를 보고 리버풀은 야망이 적은게 아니라 확실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는 믿음이 더 생겼다. 맞다 리버풀은 축구팀들 중에서 가장 데이터 분석에 진심인 팀이다. 사장이 된 에드워드부터 MIT 물리학과 출신 데이터 디렉터 윌리엄 스피어맨 등 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으로 많은 성공을 일궈온 팀임을 까먹었다. 시즌이 끝나갈 무렵에 이렇게 데이터를 까놓고 보니 나의 걱정은 전혀 쓸 데 없는 것이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감독일지도..”

데이터로보니 슬롯이 내 기대보다 훨씬 더 대단한 감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클롭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하프라인 아래에서의 압박 및 역습 공격 패턴을 추가하여, 원정경기 승률과 장기적인 리그 레이스에서 페이스 유지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클롭 감독님의 찡한 감동과 주먹 세레머니는 보지 못하겠지만, 팀적으로 더 나아질 수 있음을 확인하여서 팬으로서 매우 뿌듯하다.

“더 깊이 있는 데이터가 보고싶…“

단순 스텟 데이터로만 비교한 거라서 좀 아쉽다. 이벤트 데이터, 선수들의 트레킹 데이터를 볼 수 있다면 훨씬 제대로 두 감독의 스타일을 비교해 볼 수 있을 텐데… 그 부분은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분석하는 분들께 맞겨두자. 이런 스텟 데이터도 사실 베팅 문화 활성화를 위해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어 있는 것이니 그 정도의 깊이 있는 데이터까지는 공짜로 공개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솔직하게 요즘 AI 모델들의 사용성이 너무 좋아졌고, 코딩을 해주는 코파일럿, 어시스턴트 들이 너무 많이 생겨서. 영상만 구할 수 있다면 데이터화 시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기도하다. (상업적 목적 없이) 오로지 취미 삼아 만들어서 활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