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최근에 집근처 지하철역 개찰구 근처에서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힌 전단지를 보았다.

“교통약자 무임수송 비용 정부 지원예산 가로막는 기재부는 각성하라!”

타협보단 갈등이 익숙해진 2023년 대한민국에서 또 어떤 문제로 푸닥거리를 하는지 문득 궁금해졌고, 전단지를 차분히 읽어 보았다. 내용을 살펴보니 다음과 같았다. 코로나 이후 지하철 이용인원이 줄어들었고 점점 인구가 고령화 되면서 65세 이상의 무임승차 인원 비율은 점점 증가하여 서울교통공사의 운임수익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기본운임은 2016년 6월 이후 7년째 변함이 없어 년간 적자가 1조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는데, 정부가 예산지원을 약속해 놓고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 인력감축을 진행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1조원이면 서울시의 1년 도로교통예산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단순 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하기엔 너무 큰 단위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도 서울시도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강구해보고 있지만,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한 것 같다. 결국 요금인상이나 무임수송 기준 강화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일 뿐, 데이터를 통해서 이 문제를 조금 더 들여다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1 서울교통공사의 늘어나는 적자의 원인은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크게 세가지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 운영지출에 비해 낮은 기본운임
  • 운임수익에 치중된 수익구조
  • 코로나 이후 줄어든 이용객


물가상승, 최저시급 상승 등으로 수송원가는 5년간 17년 1441원에서 21년 2003원으로 거의 40% 증가하였다. 반면에 7년째 1250원으로 동결된 기본운임, 늘어나는 무임승차 승객인원으로 인해 평균운임은 5년간 950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에는 승객 한 명이 이용할 때마다 500원 정도의 운임손실이 났다면, 2021년에는 매 승객마다 1000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이유로는 수익구조를 들 수 있다. 성공적인 공공지하철 운영사레로 잘 알려진 홍콩 MTR 같은 경우 운임수익이 전체 수익에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되지 않고, 주변 부동산 개발수입이나 역 상가 임대료로 전체의 절반이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반면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운임수익의 비중이 80%을 차지하고 있고, 지하철의 상가 공실율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서울교통공사의 적자가 급격히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이용객 감소로 인한 운임수익 감소이다. 지난 5년간의 서울교통공사 수익 및 지출액을 보면 다른 것들 보다 운수 수익이 2020년 이후 크게 감소하였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수업, 재택교육이 활성화되어 유동인구가 줄었고, 이동시 대중교통 이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도 존재할 것이다. 결국 운영지출의 변화 없이 줄어든 운수수익이 그대로 적자로 전환되어 년간 적자 규모도 20년 이후 1조애 달하는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Q2. 코로나 이후에 지하철 이용객이 얼마나 줄어들었나?


서울교통공사의 적자폭이 줄어들기 위해선 코로나 이후에 줄어든 이용객이 돌아와야 한다. 작년 4월 이후로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되었고, 방역정책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었다. 과연 지하철 이용객이 얼마나 회복 될 수 있을까? 다음은 2019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의 지하철 이용객 변화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명확하게 코로나 발생 시점 이후로 지하철 이용객이 매우 급격하게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3년 현재 완전한 거리두기 해제 및 방역완화가 차례로 이루어진다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이용객이 회복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변화된 이동형태 및 생활(재택근무 등)의 변화가 고착화되어서 지하철 이용객이 그리 늘지 않을 가능성도 물론 존재한다. (추후에 코로나 이후의 지하철 이용객 예측모형을 한번 만들어 볼 예정이다)

Q3. 서울교통공사의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2023년 서울교통공사의 수익구조 및 운영지출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서울 교통공사의 적자폭은 운임수익의 변화에 의해 달라질 것이다. 서울 교통공사의 운임수익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운임수익 = 평균운임 x 이용객 수 x (1 – 무임승차 비율)

결론적으로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평균유료운임을 높이거나, 무임승차 비율을 줄이는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최근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상향하는 것과 기본운임을 높이는 방안이 고려되는 것이 이 때문이다. 2023년 현재 65~70세 연령은 전체 인구에서 7% 정도를 차지한다. 즉, 70세로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하더라도 운임 수익이 7% 이상 증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반드시 평균운임의 증가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에서 기본요금을 300~400원 정도 올리는 방향으로 요금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 과연 적자폭은 얼마나 줄어들까? 현재 기본요금이 1250 정도인데, 평균 유료운임이 1400원 정도라고 가정해 보자. 이때, 기본요금을 300원 올렸다고 하면, 평균운임은 21% 정도 증가하게 된다. 물론 운임 증가에 따라 이용객 수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지만, 이용객 수는 변함없다고 가정하고, 기본요금인상과 무임승차 연령 상향이 이루어진다면, 1.21*1.07 = 1.29 즉, 운임수익이 30%가량 증가하는 영향이 있을 것이다. 21년 기준 운임수익이 1조 2500 규모였으니, 3700억 이상 운임수익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며, 코로나 이전 수준의 적자폭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무리

여러 데이터들을 통해서 나름대로 서울교통공사의 적자의 원인 및 해결방안에 대해서 들여다보았다. 통계청 및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생각보다 다양한 데이터를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이와 같은 간단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 수 있었다. 서울교통공사의 적자폭이 매우 크게 증가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운임수익이 전체 수익의 80% 정도인 상황에서 코로나로 이용객이 크게 감소했고, 또한 고령인구 확대로 인한 무임승차 인원까지 증가하면서 줄어든 운임수입이 고스란히 적자로 이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이자 필수적인 해결 방안으로 서울시 및 노조에서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무임승차 연령 상향 및 기본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고, 그 효과에 대해서도 아주 간략하게 확인해 보았다. (지하철 요금이 좀 비싸지더라도 너무 불평하지 말아야겠다….^^)

데이터 출처